지속가능한 돌봄 솔루션, ‘돌봄 시스템’으로 전환

 한국 사회의 문제로 늘 거론되는 고령화는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노인들을 위해 여러 형태의 복지와 돌봄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 같은 돌봄 서비스를 지탱하는 것은 현장의 돌봄 노동자들이다.

 

나는 언론인으로 오랫동안 일해왔지만, 사실 나의 전공은 사회복지학이다. 그래서인지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큼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 즉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늘 고민해 왔다.

 

그동안 우리는 돌봄을 가족 혹은 여성이 희생과 헌신으로 책임져야 할 일 이라고 치부해 왔다. 그 결과 돌봄 노동은 저평가 되었고, 저임금과 비공식 노동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특히 기자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돌봄 관련 취재를 할 때마다 "돌봄 노동자가 행복해야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지만,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단순하게 복지예산을 증액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이들이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ILO에서 말하는 돌봄 노동: 5R 프레임워크

 

ILO(국제노동기구) 역시 돌봄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돌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ILO20246112차 국제노동회의에서 양질의 노동과 돌봄 경제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면서 돌봄경제, 성평등, 양질의 노동, 지속가능한 발전, 사회정의 간의 본질적인 연계를 강조했다.

 

ILOCare work and care jobs for the future of decent work(양질의 노동과 돌봄 경제에 관한 해결책) 결의서에 따르면 ILO는 생애주기적 돌봄 접근법에 기반하여 돌봄 경제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증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괜찮은 돌봄 노동을 위한 5R 프레임워크를 포괄하고 있다. 5R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다.

 

✅인정(Recognize) : 돌봄 노동의 경제적 가치 인정

✅감소(Reduce) : 인프라 투자를 통해 돌봄에 투입되는 불필요한 시간 감소

✅재분배(Redistribute) :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을 가정, 시장, 국가로 재분배

✅보상(Reward) : 돌봄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 지급

✅대표성 확보(Represent) : 돌봄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거버넌스 확보

 

결의안에서는 일부에서는 고용주와 노동자는 사회적 대화와 고용주 주도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인의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고 돌봄 책임을 균형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가족 친화적인 직장 정책과 근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중의 인식, 법률, 정책, 재정 및 이행 측면에서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고, 돌봄 경제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모든 사람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증진하기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이고 있다.

 

🌹소셜임팩트 조직: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시스템 설계자로

 

ILO5R 프레임워크는 소셜임팩트 영역에는 기회로 작동할 수도 있다. 특히 소셜임팩트 조직은 현장 밀착형으로 일하며, 수혜자와 노동자 양쪽의 관점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내가 들었던 돌봄 노동자가 행복해야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도 돌봄 분야의 소셜임팩트 조직을 취재하면서 들었다.

 

돌봄은 단순하게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내에서 유기적으로 작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경제 유지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면 돌봄 경제로 전환하는 방식은 단순히 예산을 얼마나 더 투입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작동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현장과 밀접한 소셜임팩트 조직이 나서 지역 내의 관계망과 시스템을 설계하여 돌봄 경제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

 

🌷우리는 돌봄을 위해 무엇을 투자하고 있는가

 

돌봄은 더 이상 나와는 관계없는 주변의 일이 아니다.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언젠가는 필요한 서비스다. 때문에 돌봄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은 사회를 유지시키는 핵심적인 인프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소셜임팩트 영역에서는 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돌봄 경제 전환을 위한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인지, 시스템 설계자인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우리 조직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돌봄을 위해 무엇을 투자하고 있는가

우리 조직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5R 프레임워크 중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돌봄경제를 위한 시스템 전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출처>

ILO

Resolution concerning decent work and the care economy

https://www.ilo.org/resource/record-decisions/resolution-concerning-decent-work-and-care-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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